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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하반기부터 부동산PF(프로젝트 파이낸싱, Project Financing, 이하 PF)가 제대로 되지 않는다, 이자율은 고사하고 일단 PF가 나왔으면 좋겠다는 소식이 줄이었었다. 이건 신규 대출건이지만, 현재 진행되고 있는 부동산PF의 연체율이 올라가고 있어, 올해 금융시장의 악재가 될 수 있다는 뉴스다. 특히 증권사의 연체율이 8%대에 달하여, 중소형 증권사의 경우 한두 곳의 사업장 부실에도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우려된다. 또한, 금융권이 나서서 PF를 관리해 온 것과 별개로, 국내 1군 시공사 중 하나인 대우건설이 사업성을 우려해 울산의 한 주상복합 개발 사업을 440억 손해를 보면서 철수 결정을 하여, 부동산 시장에 파장을 낳고 있다. PF가 무엇이고, 향후 전망을 알아보자.
부동산PF란?
보통 은행은 대출을 하면서 담보를 받아 진행하는데, 특정 사업의 미래 결과물을 담보로 대출하는 것으로 이해하면 쉽다. 200세대의 건물을 서울에서 짓는다고 상상해 보자. 1인 가구용이라면 1개 호실의 전용면적은 5~7평이고 복도, 엘리베이터 등 공용면적은 2~3평 정도이다. 계산하기 편하게 1개 호실의 면적을 10평이라 하면 총 2000평이 필요하고, 서울시 일반상업지역의 기준 용적률은 800%이므로 역산하면 250평의 땅이 필요하다. 평당 1억이라면 땅값만 250억이 필요하고, 건축비가 평당 500만원이라면 100억이 소요된다. 여기에 각종 부대 비용을 합치면 400억은 충분히 넘을 것이다. 건축비를 계산하기 편하게 500만원이라 했지, 인플레이션으로 건축비 상승 때문에 둔촌주공 공사 중단을 기억할 것이다. 아무튼, 시행사는 이 정도의 자금을 오롯이 준비해 놓고 사업을 시작하지는 않는다. 토지비의 계약금이나 중도금 정도만 준비하고 잔금과 나머지 공사비 등을 대출 받는데 이를 부동산PF로 진행한다.
리스크 증가
PF의 담보는 무엇일까? 바로 해당 프로젝트의 사업성이다. 사업성이라 하면, 분양이 잘되어야 한다는 의미다. 분양이 잘된다는 의미는 분양금액이 좋아,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어야 하고, 분양이 잘되어야 자금을 안심하고 빨리 회수할 수 있다는 의미이다. 다시 위 예제로 돌아가 보자. 비용을 최소로 잡아도 400억이었다. 여기에 이익을 10%만 본다면 440억이고 이를 200세대로 나누면 한개당 2억2천만원의 분양가가 될 것이다. 전용 7평 정도면 흔히들 방 하나, 거실 하나의 1.5룸 형식으로 많이 만드는데, 지금 글을 읽고 있는 당신은 이걸 살지 말지 판단을 어떻게 할 것인가? 인근에 비슷한 호실과 비교하고, 임대를 놓을 예정이면 임대차 금액을 비교해서 판단할 것이고, 또한 임차인을 쉽게 잘 구할 수 있는지도 고려할 것이다. 작년 하반기 이후 부동산 상황을 보면 녹녹치 않음을 알 수 있다. 1인 가구용 작은 크기 오피스텔 등은 몇 개월에 걸쳐 깡통전세, 전세사기, 빌라왕 등의 뉴스가 쏟아졌고, 기준 금리가 아직 내려 올 줄 모르는 상태라, 분양받기를 희망하는 사람들은 급격히 줄었습니다. 이는 아파트 청약 시장만 봐도 알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니, 사업성이 좋을 거라 판단했던 현장들이 실제 분양 성과가 낮아 연체률이 증가하고 있는 형편이다.
향후 부동산에 미칠 영향은?
부동산PF 경색과 더불어 대우건설의 사업포기를 보면, 부동산 활황기에는 분명 볼 수 없었던 사례이나, 침체기에 들어선 지금 분명 더 늘어날 수 있다. 대우건설 사정을 더 들어보면, 작년 도급 계약 당시는 5%대 금리에 1% 수수료 정도였는데, 본 PF 조건이 10% 금리에 11% 수수료를 받았다고 한다. 안 그래도 각종 미분양 뉴스로 분양 성공 가능성이 떨어지는 마당에, 이 금리 비용까지 부담에 따른 해당 사업 부실화로 인해, 공사해 놓고 공사비를 못 받을 수 있겠다는 보수적 판단이 작용한 것이다. 기준 금리가 꺾이진 않았으나 금리 인상 막바지에 다달았다는 전망도 있고, 주택담보대출 최저 금리도 3%대로 내려왔다는 소식이 있는데, 높은 PF 금리와 대출 자금의 엄격한 관리로 진행될 사업도 못하게 되어 버리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든다. 그렇게 될 경우, 몇년 지난 뒤 또 다른 "공급부족"과 부동산 가격인상의 빌미가 될 것이다. 부동산은 공급에 시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에, 지속적인 공급만이 가격 안정화의 최선의 길이라는 생각한다. 은행이 무너지면, 경제가 무너진다고 세금을 쏟아부으면 살린 기억이 있다. 정책당국은 PF 자금 시장을 좀 더 원활히 하여 부동산 공급이 계속 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주길 바란다.